Summer storms have come.
- 매년 여름이 찾아올 때, 여름 방학이라는 것이 왔을 때, 한없이 고민하는 것은 알바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이다.
트레비스를 들을까 라디오헤드를 들을까 아니면 스타세일러를 들을까 몇 분 고민하는 것 하고는 비교도 되지 못할
대단한 고민이다. 알바를 하자니 모든 여름을 그것에 뺏기게 되고 알바를 하지 않자니 모든 여름을 즐길만한 돈이
없다. 무엇보다 이번 여름에 그 고민이 더 큰 것은 이샙대의 청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압박 때문이다. 실제로
얼마 남지 않았는지 아직 많이 남아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여름 만큼은 스스로 만족하고 즐길만 한 일들로
가득 채우길 원했다. 사실 여름을 풍족하게 즐기기 위해서 많은 돈이 필요한 건 아니다. 막상 생각해보면 정말 나는
소박한 꿈을 꾸고 있었다. 뭐 어디 한적하거나 아니면 북적북적하거나한 바다에가서 여유를 즐기던 흥청망청 놀아보던
하는 것도 아니고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가보고 싶은 것도 아니다. 단지 락페에 가서 몇일을 즐기는 것과 보고싶은
책 몇 권, 사고싶은 음반 세네장, 한 밤에 기분을 달래줄 커피와 음료, 기타 수리비와 자전거 유지 비용정도이다.
이렇게 보면 정말 필요한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. 참 소박해....
그래서 그냥 알바따위는 집어치기로 했다. 물론 잠깐 학교에서하는 알바를 할거지만 그정도 돈이면 락페에 가고
먹고 마실돈은 될 것 같다. 마친 같이 책을 볼만한 사람들을 만났다. 항상 똑똑해지고 싶었지만 언제나 무식했던 청춘에
조금은 머릿속을 채울만한 기회가 생긴 것 같다. 그래서 결국 알바따위는 버리고 열심히 책을 보며 생각하고 놀고
즐기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. 무엇보다 알바하기가 너무 싫었다. 그 동안 뭐 많이 한 건 아니지민 그동안에 알바 했던
날들을 떠올려보니 참으로..참으로... 안쓰러웠다. 그렇다고 그렇게 힘들게 돈을 번건 아니지만 또 그돈으로 갖고 싶었던 것들을 이것저것 사재꼈으니 전혀 그지같은 시간들은 아니었겠지만 충분히 그지같다. 아무튼 어찌됐던 지금의
섬머 베케이션은 두근두근할 것들로 가득찰 것만 같다.
- 남들보다 빨리 기말 시험이 끝난 6월10일. 저녁 청계광장에서 나와 같은 청춘들의 절규를 들었다. 원통하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울컥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더 똑똑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. 그래야 힘이 생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. 정재승과 진중권씨가 나와서 학생들에게 책을 주며 같이 읽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 아니었을까... 다음학기면 또 등록금을 내야하고 그러한 이유로 한 시간일해도 밥한끼 사먹기 어려운 돈을 벌며 귀한 시간들을 쳐 날려야만하는건 무엇 때문이냐... 누구를 탓하고 싶진 않다. 적어도 그러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고 모두가 그러한 것들을 고민하며 해결책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...아무튼 구린 것 만큼은 확실해.
- 뭐가 됐든 좀 더 진지하고 논리적으로 납득할 만한 글을 쓰고 싶지만, 왜일까... 배고픈 것처럼 무언가 부족하다. 부족해서 무기력하다. 그래서 몇 일동안 방안에서 굴렀겄만 그래도 여전하다. 밥을 먹어도 교회를 가도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어도 무기력하다. 조만간 극복하겠지. 극뽀옥~ 하면서 극복할 것 같은데 그게 언제일런지 내일?아니면 낼 모레. 아니면 타이어가 펑크난게 아니고 튜브가 터진거라면.. 그래서 돈 만원으로 바퀴에 바람을 넣고 다시 한강변을 달릴 수 있다면 극복되지 않을까... 지금 평생 비가 올 것 처럼 추적추적 비바람이 치지만 몇 일 지나면 뜨거운 썸머스톰이 올거니까.

